원전 사고를 다룬 영화 ‘판도라’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우리 아이들에게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물려줄래, 아니면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을 물려줄래?”
자식 키우는 부모 처지에서야 당연히 후자다. 가뜩이나 살기 힘든 헬조선이라는데 안전하기라도 해야지. 그런데 이 논리, 실은 교묘한 말장난이다. 잘 먹고 잘 사는 세상과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은 배타적인 가치가 아니다. 그렇기는커녕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은 대부분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기반으로 하는 게 보통이다. 반대의 경우? 못 먹고 못 사는데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 같은 건 없다. 동남아 가 보시면 알 거다. 거리 뒷골목을 마음대로 밤에 나다닐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수도꼭지 틀면 아무 때나 더운 물 나오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꼼꼼히 듣지 않으면 속아 넘어가기 십상이다.
이런 환경주의, 좌파적 선동은 귀여운 편이다. 한동안 아무리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는 낫다는 논리가 세상을 어지럽혔다. 그러나 평화는 목적이고 전쟁은 수단이다. 같이 놓고 골라 봐요 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얼마 전 대선 후보들이 TV 토론에 나와 한반도 최근 상황을 놓고 합창했다.
“일방적 선제 타격 안 돼.” “군사 행동 안 돼.” “전쟁 절대 안 돼.”
하하하, 정말 코미디가 따로 없다. 쏘겠다는 것은 북한이다. 선제 타격하겠다는 것은 미국이다. 말리든 방치하든 하는 건 중국 몫이다. 슬프게도 우리 역할은 없다(얻어터지는 것도 역할에 들어간다면 아주 없지는 않겠다). 장담컨대 이 토론회 영상 보여주면 세 나라 모두 그 자리에서 포복하고 절도한 끝에 졸도할 것이다. 피하고 싶다고 피해지는 게 전쟁이 아니고 말로 원한다고 평화가 오는 게 아니다.
아테네가 스파르타와 전쟁을 벌일 때 이야기다. 아테네 남쪽으로 밀로스라는 섬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밀로의 비너스로 알려진 그 섬이다. 밀로스 섬은 아테네와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아테네의 델로스 동맹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였다. 아테네는 동맹군을 이끌고 밀로스 섬을 포위한다. 항복을 권유하면서 아테네 인들은 이렇게 운을 뗀다.
“여러분이 눈 앞의 현실에 근거하여 여러분의 도시를 구할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분의 장래에 관해 제멋대로 억측을 늘어놓기 위해 우리를 만난 것이라면 우리는 회담을 중단할 것이오.”
그러나 밀로스 인들은 과다하게 순수했고 비정상적으로 순진했다. 그들은 아테네 인들에게 눈물로 호소했다. 자기들을 중립국으로, 친구로 받아들이고 자기들 나라를 떠나 달라고. 그러나 ‘장래에 관해 제멋대로 억측을 늘어놓은’ 결과는 참혹했다. 성인 남자는 모조리 참살당했고 여자와 아이들은 노예로 팔렸다.
흘러간 역사가 아니다. 국제 정치에서 약자가 부르짖는 정의가 조소와 조롱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은 그 후 2500년 내내 반복됐다. 소생이 보는 대한민국은 거대한 온실이다. 밖에서는 한파와 세풍이 몰아치는데 그 안은 사시사철 봄날이다. 그 봄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우리는 살고 있다. 독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였던 프리드리히 대왕은 이런 말을 했다.
“방어만 하려는 사람은 아무 것도 막지 못한다.”
대왕에게 묻고 싶다.
“폐하, 그럼 방어도 안 되는 나라는요?”
아마 이런 답이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나라가 아님.”
“우리 아이들에게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물려줄래, 아니면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을 물려줄래?”
자식 키우는 부모 처지에서야 당연히 후자다. 가뜩이나 살기 힘든 헬조선이라는데 안전하기라도 해야지. 그런데 이 논리, 실은 교묘한 말장난이다. 잘 먹고 잘 사는 세상과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은 배타적인 가치가 아니다. 그렇기는커녕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은 대부분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기반으로 하는 게 보통이다. 반대의 경우? 못 먹고 못 사는데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 같은 건 없다. 동남아 가 보시면 알 거다. 거리 뒷골목을 마음대로 밤에 나다닐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수도꼭지 틀면 아무 때나 더운 물 나오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꼼꼼히 듣지 않으면 속아 넘어가기 십상이다.
이런 환경주의, 좌파적 선동은 귀여운 편이다. 한동안 아무리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는 낫다는 논리가 세상을 어지럽혔다. 그러나 평화는 목적이고 전쟁은 수단이다. 같이 놓고 골라 봐요 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얼마 전 대선 후보들이 TV 토론에 나와 한반도 최근 상황을 놓고 합창했다.
“일방적 선제 타격 안 돼.” “군사 행동 안 돼.” “전쟁 절대 안 돼.”
하하하, 정말 코미디가 따로 없다. 쏘겠다는 것은 북한이다. 선제 타격하겠다는 것은 미국이다. 말리든 방치하든 하는 건 중국 몫이다. 슬프게도 우리 역할은 없다(얻어터지는 것도 역할에 들어간다면 아주 없지는 않겠다). 장담컨대 이 토론회 영상 보여주면 세 나라 모두 그 자리에서 포복하고 절도한 끝에 졸도할 것이다. 피하고 싶다고 피해지는 게 전쟁이 아니고 말로 원한다고 평화가 오는 게 아니다.
아테네가 스파르타와 전쟁을 벌일 때 이야기다. 아테네 남쪽으로 밀로스라는 섬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밀로의 비너스로 알려진 그 섬이다. 밀로스 섬은 아테네와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아테네의 델로스 동맹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였다. 아테네는 동맹군을 이끌고 밀로스 섬을 포위한다. 항복을 권유하면서 아테네 인들은 이렇게 운을 뗀다.
“여러분이 눈 앞의 현실에 근거하여 여러분의 도시를 구할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분의 장래에 관해 제멋대로 억측을 늘어놓기 위해 우리를 만난 것이라면 우리는 회담을 중단할 것이오.”
그러나 밀로스 인들은 과다하게 순수했고 비정상적으로 순진했다. 그들은 아테네 인들에게 눈물로 호소했다. 자기들을 중립국으로, 친구로 받아들이고 자기들 나라를 떠나 달라고. 그러나 ‘장래에 관해 제멋대로 억측을 늘어놓은’ 결과는 참혹했다. 성인 남자는 모조리 참살당했고 여자와 아이들은 노예로 팔렸다.
흘러간 역사가 아니다. 국제 정치에서 약자가 부르짖는 정의가 조소와 조롱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은 그 후 2500년 내내 반복됐다. 소생이 보는 대한민국은 거대한 온실이다. 밖에서는 한파와 세풍이 몰아치는데 그 안은 사시사철 봄날이다. 그 봄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우리는 살고 있다. 독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였던 프리드리히 대왕은 이런 말을 했다.
“방어만 하려는 사람은 아무 것도 막지 못한다.”
대왕에게 묻고 싶다.
“폐하, 그럼 방어도 안 되는 나라는요?”
아마 이런 답이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나라가 아님.”
- 남정욱 공동대표 / 시민단체 ‘대한민국문화예술인’,
오늘자 조선일보 ‘남정욱의 명랑笑說’에서
오늘자 조선일보 ‘남정욱의 명랑笑說’에서
덧글
타령을 하죠
멀리갈것도 없이 저따위 논리대로라면 독립군들은 병신이라서 싸웠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일한 분단국이면서 비정상적인 군사력이 있는 국가들에 둘러싸여있으니...
근데 참 우습네요 돈은 내기 싫고 복지는 받고싶고 발전소는 짓기싫고 싼 전기 사용하고싶고ㅋㅋㅋ 냄비근성 ㅋㅋ
하지만 짱깨와 김적의 노예로 사는 건 더 싫습니다
그런 질문 부터가 시건방진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본인들의 무능력함을 스스로 입증하는 질문이기도 하네요.
차라리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생각은 못하고...
어느 쪽이 되었든 의미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생존하지 못한다면 말이죠.
한국인들은 능력도 안되면서 "자신이 겁나 뭐라도 되는 것처럼 구는" 그런 습성부터 버려야 될 것 같습니다. 영화속 대사이지만, 그냥 일개 영화속 대사라고 지나칠 수 없는게
실제로 한국사회에는 저딴 마인드 가진 인간들 은근 많습니다. 주제파악들도 못하면서 말이죠.
2. 구한말 당시 대한제국이 자주독립과 중립국 선언(만) 했다가 무슨 결과를 맞이했는지 알면 저딴 주장 못합니다.
3. 마지막으로 이 주제에 맞는 (명언제조기) JFK의 명언 둘 소개하겠습니다.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며, 정의없는 힘은 폭력적이다."
"우리가 전쟁을 끝내지않으면 전쟁이 우리를 끝낼것이다."
2. 가쓰라-태프트 밀약 ㅋㅋㅋ
3. 존 케네디는 분명 재능 있는 사람이었죠. 그 재주를 미처 제대로 써먹기도 전에 비명에 갔지만.
현대의 친중파가 20세기 초반 친일파보다 악질입니다. 이러다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재평가되게 생겼어요.
전국 국민들중 60~70프로는 정신 못차렸죠 ㅋㅋㅋㅋ
"전쟁 안남, 북한 무기 고물이라 우리가 이김^^"
+이 모든게 아베의 음모다.
3년뒤에도 이런 말을 할 수 있까요??심지어 일반인들 인식과는 정반대로 북한은 재래식무기도 꾸준히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향상해가고 있습니다 .
겪어봐도 정신 못 차리는 나라도 있긴 하지만...
"싸울 수 있으면 싸우면 되고, 싸울 수 없으면 도망치면 되고, 도망칠 수 없으면 항복하면 되고, 항복할 수 없으면 마땅히 죽어야 한다. 그런데 아들을 보내 뭘 어쩌라고?"
지금 국민여론이 공손연과 다를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너님 양키 시다바리
이럴 듯요. ㅋㅋㅋ
네 다음 중궈 소중화사상 이어받은 꼴통 or 김돼지 3부자의 노예들. 아라구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