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핵 가지자’ 공약은 거짓인가? 세상의 뒷담화


 홍준표는 ‘전술핵 재배치’와 ‘핵 보유’를 구별하지 않고 혼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스스로 무식함을 폭로하고 있는 거죠. 아다시피, ‘전술핵 재배치’와 ‘핵 보유’는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전술핵 재배치’는 미국의 핵무기를 한반도에 들여오는 것입니다. 전술핵은 들여온다고 우리 자산이 되는 게 아닙니다. 미국이 승인, 통제, 관리하는 미국 자산입니다. ‘핵 보유’는 자체 개발을 통해 핵무기를 갖는 겁니다. 핵 확산 금지 조약 NPT를 탈퇴하고 국제적으로 고립을 감수해야 합니다. 북한이 걸어온 길이 바로 이것입니다.
- 어른이 / 이글루스 블로거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군사적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에 (주한미군의)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신정부 출범 직후 미국과 전술 핵무기 재배치 협상을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1958년부터 한반도에 배치됐고 1991년 11월에 철수한 전술 핵무기를 미국과 협의해서 재배치하겠다는 것입니다. 나토(NATO: 북대서양 조약 기구)의 핵 공유 방식으로 추진하겠습니다.”
- 홍준표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 자유한국당,
지난달 26일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토(NATO)식 핵 공유 방식이란, 미국이 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터키 등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나토)의 핵심 5개 동맹국과 전술 핵 탄두를 공유하고 있는 방식을 가리킨다. 미국은 이들 유럽 5개국의 미 공군 기지 6곳에 200기 안팎의 폭격기 투발 방식의 전술 핵 탄두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핵 탄두를 활성 상태로 전환하는 최종 승인 코드는 미국이 통제하지만, 동맹국이 비축 공간 및 투발 수단을 보유함으로써 사실상 50:50으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5개 동맹국은 이를 위해 미국과 각각 핵무기 공유 협정을 체결해 뒷받침하고 있다.
 홍준표 지사가 집권하면 이러한 협정을 미국과 체결하겠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미 공군과 함께 사용하고 있는 공군 기지가 있고, F-15K 등 미국의 전술 핵 탄두를 투발할 수 있는 수단도 보유하고 있어 협정 체결만 이뤄지면 실무상의 난점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뉴데일리

 전술 핵 재도입과 관련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다. 현재 미국의 전술 핵은 NATO 회원국 가운데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고 터키 등 5개국에 배치돼 있다. 이들 NATO 회원국들은 미국과 핵 공유 협정을 맺고 B61 폭탄 등 전술 핵을 자국에 배치해 놓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비핵보유국이지만 전시에는 미국이 제공하는 전술 핵 무기를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예컨대 이들 국가의 전투기들은 재래식 폭탄뿐 아니라 B61 전술 핵 폭탄을 투하할 훈련을 하고 있다. 조종사들은 핵무기 사용에 관한 특별 훈련을 받으며, 이들 조종사와 전투기가 배속된 부대는 NATO 핵 전쟁 계획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도록 훈련하고 있다. 물론 전술 핵 사용도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어느 표적을 향해 어떻게 핵 무기를 사용할지 정하는 것은 해당 NATO 회원국들이다.
 형식은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의해서 핵 공격이 실행되고 회원국들은 조종사와 전투기를 제공하는 것뿐이지만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핵무기를 사용하는 주체는 이들 회원국이 된다. 일단 전투기에 핵 무기가 탑재돼 핵 암호 코드가 입력된 후 비행 임무가 시작되면 핵 무장의 통제는 오로지 조종사의 판단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러한 핵 공유 협정은 고도로 정치적인 측면이 있다. 일단 핵무기 자체의 소유권은 미국에 있기 때문에 전시에 어떤 곳에 핵무기를 활용할지 사전 계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미국과 NATO의 통제를 받는다. 즉 엄청난 정치적 신뢰를 바탕에 깔아야 핵무기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핵 공유 협정은 NPT의 본질에 위반되는 행위라는 지적도 있다.
 NPT 기본 규정에 따르면, 1974년 이전에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가 아니면 핵무기를 개발할 수도, 보유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일단 전쟁이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는 미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변이 가능하므로 핵 공유 협정 하에서도 기술적으로는 NPT 규정이 지켜지고 있다는 반박도 할 수는 있다. 어차피 규정이란 강대국의 힘에 따라 해석의 방향이 바뀌기 마련이다. 요는 대한민국과 미국이 과연 NATO 회원국들처럼 핵무기를 공유할 수 있는 신뢰를 쌓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 주간조선

홍준표 후보는 분명히 ‘NATO식 핵 공유’를 공약(公約)으로 내걸었고,
이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동의 여부에 따라 실현 여부가 결정되는 부분으로
참/거짓의 영역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NATO식 핵 공유는 핵 탄두는 미국이 제공하지만,
핵 공격에 중요한 투발 수단은 해당 국가가 제공하는 방식으로,
한국에 이 NATO식 핵 공유 방식을 도입한다면
전시에 대한민국 육군 미사일 사령부나 공군 비행단들이 한·미 연합 사령부의 통제에 따라
적군을 상대로 핵 공격을 할 수 있다
는 말이 됩니다.

핵 무기는 무서운 위력을 지닌 무기입니다.
전략 핵, 전술 핵을 가리지 않고 모든 핵 무기는 즉흥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짜인 계획에 따라 사용됩니다.
‘커맨드 앤 컨커’나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전장 지휘관이 임의로 쏠 수 있는 무기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영국군의 핵 미사일 잠수함들은
함내에 영국 총리가 직접 쓴 명령서를 갖고 다니는데,
여기에는 영국 정부와의 통신이 두절되었을 경우
(예를 들어 영국 본토가 핵 공격을 받아 총리가 사망했다던가)
핵 공격을 가할 표적이 지시되어 있습니다.

이 명령서는 영국에서 새 총리가 선출될 때마다 새 총리가 일일이 직접 새로 쓴다고 합니다.
미국 등 다른 핵 보유국들의 경우도 형식은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사전에 계획된 대로 핵 공격을 한다는 운용 방식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NATO에서 실시중이고, 한국이 하겠다고 하는 전술 핵 공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핵 탄두의 소유주는 미국이지만,
핵 공격 목표를 지정하고 발사하는 주체는 한국 정부가 될 것이라는 말이지요.
그리고 이것은 한국의 지도자 또는 일개 장군이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 양국이 사전에 어떤 곳에 어떻게 공격을 할지를 미리 결정하는 겁니다.
당연히 이 계획의 목적은 한국이 외세에 정복되는 것을 막는 데 있습니다.

한국이 외적의 침입에 의해 멸망의 위기에 몰렸는데 미국이 전술 핵 탄두 암호를 안 준다?
정말 그럴 거라면 사전에 핵 사용 여지를 없애고자 핵 탄두 자체를 회수해 갔겠지요.
주간조선 본문에도 있지만,
전술 핵 탄두를 공유한다는 것은 양국 간에 그 정도의 신뢰가 쌓여 있다는 증거입니다.
전술 핵 탄두를 허투루 쓰면 미국까지 핵 전쟁의 위험에 빠지기 때문에,
전술 핵 탄두를 받는 나라가 ‘조심성 없이 미국의 핵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이 핵 공유 협정 당사국을 믿는다
는 증거입니다.
대한민국이 서방 진영의 일원이고, 홍준표 후보와 자유한국당은 친미·친서방 정당이니
그 정도 신뢰를 쌓는 데는 그들 스스로 충분히 자신감이 있겠지요.
박근혜 前 대통령의 열병식 뻘짓은 잠시 제쳐 두고
그러니까 실현 여부를 떠나 전술 핵 공유를 공약으로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냉전기 미국 할리우드에서 지겹게 만들었던 핵 전쟁 관련 영화,
아니 하다못해 ‘커맨드 앤 컨커: 레드 얼럿 2’ 도입부만 보더라도
홍 후보의 공약을 멋대로 거짓말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전술 핵 무기는 수류탄이 아닙니다.
그걸 수류탄처럼 휘두르는 북한이 이상한 겁니다.


덧붙임: 해당 포스트의 그 외 항목에 대해서

2번의 경우,
남북간 교역의 경우는 말 그대로 민간 교역이지,
대북 불법 송금처럼 정부가 김정은 호주머니에 찔러 주는 돈이 아닙니다.
이건 말 그대로 개성공단 문 안 닫았다고 뭐라 하는 격인데…….

(개성공단 문 닫았다고 박근혜 까는) 검은양 열사님과,
(북한을 너무 몰아붙였다고 우파를 까는) 템포네어 열사님하고
세 분이서 입 좀 맞추지 그러십니까? 어째 세 분 다 말이 안 맞아요? ㅋㅋㅋ

3번의 경우,
어쩌면 미국이 한·미 상호 방위 조약과 한국의 좌파 정권 사이에 끼어서
독자적인 북폭을 못 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핵 미사일을 개발하는 상황에 그런 딜레마에 빠지면,
그 압력이 북한 대신 어디로 갈 것 같습니까? 한국 내 ‘북한의 앞잡이’에게로 쏠리겠죠.
그건 한·미 동맹의 파멸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럼 누가 망합니까? 한국만 망하는 겁니다.
한국이 북한 핵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할 능력이 전무한 상황에서
홍준표 후보의 주장이 참이냐 거짓이냐를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아이고, 의미 없다.

덧글

  • The buzzard 2017/04/15 17:43 #

    근데 개인적으로 미국이 한국의 독단적인 핵보유를 묵인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봅니다. 한국처럼 정권이 바뀌는거에 따라 친북,친중질을 해대는 나라에 대해서는 미국 정계에서서도 불신과 앙금이 적지 않은게 너무 뻔해서요
  • 바탕소리 2017/04/15 17:46 #

    홍준표 후보는 독자적인 핵 보유를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분명히 ‘NATO식 전술 핵 공유’를 말했죠. 신뢰도 문제라면 홍준표 후보와 자유한국당부터가 친미·친서방 정당이죠. 오직 홍준표 후보(더 추가하자면 유승민 후보도 포함)만이 할 수 있는 공약 아니겠습니까?
    (물론 핵 공유 제안 자체가 거절되면 할 수 없지만서도)
  • 레이오트 2017/04/15 18:06 #

    1. 핵무기 사용 계획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러시아의 그 악명높은 지구 최후의 날 기계입니다. 이것은 소련 영내에 허가되지 않은 핵폭발을 감지하면 지휘부에 연락을 시도하며, 지휘부와의 연락이 이루어지지않으면 핵미사일 기지 지휘관에게 권한이 넘어갑니다. 그런 상황에서 시스템이 기지 지휘관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면 데드맨 스위치에 의해 이미 지정된 목표를 향해 가용한 모든 핵병기를 투사합니다.

    2. 무엇보다 핵병기는 그 어떤 것도, 심지어 TNT 10t 수준의 파괴력을 지닌 데이비 크로켓도 결코 전술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상대에 대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더 큰 화력을 동원하는게 전장인데 종류와 위력 막론하고 핵을 쓰게되면 더 많은, 더 강력한 핵병기를 쓰게되며 그 결과는 매드 맥스, 북두의 권, 폴아웃, 메트로 시리즈를 통해 정형화된 뉴클리어 아포칼립스입니다.

    3. 혹시 핵을 수류탄처럼 쓰는게 뭔지 알고싶으신 분들께는 폴아웃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 바탕소리 2017/04/15 18:29 #

    1~2. 1983년 만들어진 ‘워게임’이라는 영화에서도 비슷한 컴퓨터가 미국 공군 소속으로 나오죠. 물론 실존하지는 않는 컴퓨터입니다만, 미국의 핵무기 운영 계획이 그런 영화 시나리오가 나올 만큼은 정교하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특히 극중에서 주연격인 슈퍼컴퓨터가 계산해 내는 핵전쟁 시나리오들을 보면 핵전쟁의 무서움을 잘 알 수 있지요. 우리가 잘 모르는 어딘가에서 시작된 우발적 충돌이 서울·파리·런던·뉴욕 vs 모스크바·베이징이 사이좋게 증발하는 사태로 이어진다는 걸 보면……. ㄷㄷㄷ
    결국 슈퍼컴퓨터는 “유일한 승리 방법은 아예 게임 - 핵 전쟁 - 을 안 하는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3. 유튜브에서 검색해 보면 비슷한 류의 영화나 게임 자료들이 지겹도록 나오죠.
  • 레이오트 2017/04/15 19:26 #

    1. 그 영화 원작 소설도 읽어보았는데 영화와 소설 둘 다 조슈아(해당 인공지능의 이름)는 tic tac toc(삼목놀이라고도 부름)를 무한 플레이하고나서 그런 결론에 다다른 뒤 개발자의 체스 게임 제안을 받아들이며 사건은 일단락되지요.

    2. 공산주의 유머 중에 한 병사가 상관이 오자 근무 중 이상 무라고 했더니 상관이 어째서 벨기에가 증발했는지 설명하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우발적 핵전쟁을 소재로 한 블랙유머라고 하더군요.

    3. 폴아웃 세계관 속 미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은 미국의 그것 그대로인데 정치와 사회는 현재의 북한 혹은 그 이상으로 막나가는 그런 나라라서 핵이 수류탄처럼 쓰일 수 있는것이지요.
  • 바탕소리 2017/04/15 21:42 #

    1. WOPR: “(펄컨 교수님) 재미있는 체스 한 판 어때요?”
    “(Professor Falken) How about a nice game of chess?”

    2. 소련 핵 미사일의 제1 공격 목표 중 하나가 북대서양 조약 기구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이었죠. 프랑스의 드골 행정부가 NATO의 통합군 체계에서 프랑스군을 제외시키기 전에는 본부가 파리에 있었는데……. (이, 이것은 장군님의 ‘폭탄 돌리기’!?)

    3. 디스토피아 그 자체죠.
  • 디스커스 2017/04/15 22:35 #

    한국의 동의 없는 미국의 행동은 절대 불가하다고 소리 높이시는 분들이, 미국의 동의 없는 한국의 행동은 왜 당연하다고 간주하시는지 참 모를 노릇이옵니다...
  • 바탕소리 2017/04/16 01:53 #

    그 나으리들 스스로도 말이 안 맞잖요. 언제는 미국이 갑질 전문 국가인 것처럼 우기더니 말입니다. (특히 검은양, 어른이 둘)
  • 제트 리 2017/04/16 09:16 #

    동북아 중에서 왕따 되기 좋은 나라이니.....
  • 바탕소리 2017/04/16 15:40 #

    글쎄요.
  • 채널 2nd™ 2017/04/17 00:47 #

    (아이고, 의미없다~ +1)

    조만간 북조선 공화국은 핵 개발 프로세스를 완성할 예정이고 ... 시간이 저들의 편이 될 가능성이 점점 더 확증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 ........................
  • 바탕소리 2017/04/17 10:39 #

    그 전에 김정은을 끝내지 못하면 지구가 끝장날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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