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과 1948년 세상의 이야기


 (앞부분 생략) 나는 역사 전쟁을 원치 않는다. 왜곡된 교과서를 바로잡는 길이 국정화뿐인지도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한 말은 반박하지 않을 수 없다. 임정(臨政)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가만 있다간 자칫 이적질로 몰릴까 봐서다.
 동아일보는 1945년 12월 17∼19일 3회에 걸쳐 임시 정부가 1941년 발표한 ‘건국 강령’ 해설 기사를 실은 바 있다. 건국 강령이란 ‘광복 후 민족 국가 건설에 대한 총체적인 계획으로 임시 정부가 독립 운동을 추진하는 목표’라고 독립기념관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다. 문 대표 말대로 1919년 건국이 맞는다면, 임시 정부는 이미 건국했는데 또 민족 국가 건설을 계획한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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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의 일상 언어에서 건국·독립·정부 수립은 그냥 동어 반복이었다고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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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헌 헌법 전문은 ‘기미 삼일 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 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 독립 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로 돼 있다. 이것이 1987년 개헌 때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 계승’으로 바뀐 데는 광복군 출신의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의 역할이 있다고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역사학)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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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화 운동 열기와 당시 대학가를 풍미하던 수정주의 사관(史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뒤엔 저마다 자신만이 임정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고 강조했다. 우리 나라를 태어나선 안 될 나라처럼 봤던 노무현 대통령은 “실제로 1948년 정부를 수립할 때 우리 국민 상당수가 그 정부 수립을 반대했다”는 말도 했다. 2008년 봉하마을에서였는데 당시 여권이 추진하는 건국절을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는 “통일 정부가 아닌 (남한) 정부 수립에 불만이나 아쉬움이 있는 정서가 아닐까 싶다”는 해석까지 해줬다.
 문 대표에게 불만이나 아쉬움이 있는지 알고 싶지 않다. 다만 자신의 역사인식에 찬동하지 않는다고 이적질 운운하다간 멍청한 행동으로 오해받을까 걱정될 뿐이다.
-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실장,
오늘자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에서

광복 전후 한국인들의 언어 생활에서 대한민국의 ‘건국’ 시기는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조차도 광복 이후 대한민국 수립 계획을 ‘건국’이라고 표현한 바 있으며,
제헌 헌법에는 1919년과 1948년 둘 다 건국 또는 비슷한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다만 임시 정부 법통 계승을 명확히 하기 위해 1987년 개헌 때 해당 문구가 추가되었을 뿐입니다.

이러한 두 개념의 혼용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그 동안 갈등 요소가 되지는 않았지만,
1987년 이후 민주화 세력의 아전인수로 인해 이것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겁니다.
양김의 아전인수, 노무현 및 친노계의 반한(反韓)적 역사관이 문제의 원인인 셈이죠.

제헌 헌법 전문에서처럼
1919년은 명목상 건국, 1948년은 실질적 건국으로 정의하는 편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요.

덧글

  • BigTrain 2015/11/09 16:10 #

    45년 광복과 겹치는 48년 건국이 한국사에 갖는 의미가 큰 것도 아닌데 단순히 이승만을 띄우기 위한 목적으로 건국절 기념 시도가 튀어나오니 문제라고 봅니다.

    건국을 따로 기념하기엔 날짜도 같은 광복절이 갖는 의미와 비교할 바가 안되고, 또 건국절과 비슷한 의미와 뜻을 갖고 있는 기념일로 7월 17일 제헌절이 있죠.

    뉴라이트들이 건국절을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 세력들인데, 제헌절 말고 따로 건국절을 기념해야 하는 이유가 이승만에 대한 재평가 시도 외에 무슨 동기가 있나 모르겠습니다.
  • 바탕소리 2015/11/09 17:26 #

    그렇다면 임시 정부 수립일을 건국일로 삼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BigTrain 2015/11/09 17:40 #

    임정 수립의 계기가 된 3.1운동을 기념하고 있으니 굳이 임정수립일을 또 기념할 필욘 없을 것 같은데요.
  • 바탕소리 2015/11/09 17:50 #

    알겠습니다.
  • 데오늬 2015/11/09 23:01 #

    이승만을 띄우기 위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45년 광복은 적어도 논란없이 누구나 해방의 날, 기쁨의 날이라 인정할 만 하고

    그런 날이 널리 통용되어 국경일로 사용되고 있는 마당에 굳이 19년과 48년을 따로 기념하거나 혹은 중복으로 기념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어느 쪽이 중요한지는 역사학 내의 논쟁거리로만 남겨뒀으면 하는 바람이랄까요?
  • 바탕소리 2015/11/10 00:03 #

    데오늬// 뭐니뭐니해도 핵심은 광복절이죠.
  • Real 2015/11/09 18:28 #

    애시당초 헌법서문대로 임시정부를 계승했다라는 문구자체만으로도 이미 게임 끝난 문제죠. 그렇기 때문에 제헌국회때 제헌헌법에서도 그 문제를 그렇게 한거고요. 논쟁할거리도 아닌걸 좌파놈들이 김대중-노무현 행정부시절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걸 민주주의입네 다양성입네 지랄을 해대면서 전향한 작자들이 건국론입네 국부론입네라는 병신밸런스 패치 받는 짓거리를 하게 된 것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임시정부 계승. 이 한마디만으로도 1919년 건국이냐 48년 건국이냐 자체가 무의미한건데 막말로 1919년 건국이면 그전에 우리 역사의 정통성은 부정한다는 소리잖아요? 우리 건국자체가 고조선을 시초로 하는 마당에 이 논리가 왜 나오는지 항상 답답합니다.

    1919년은 나라를 잃은 상태에서의 임시정부 수립으로서 민족-국가의 존속유지의 임시조치이고 1948년의 정수수립은 임시정부체제가 끝나고 정식 정부와 임시정부 강령대로 국회를 소집하여 제헌국회를 성립했다는 것인데 이걸 자꾸 건국절입네 한국이 정통성이 없네 이짓거리를 해대니..
  • 바탕소리 2015/11/09 19:37 #

    차라리 건국 강령이나 제헌 헌법처럼 '재건국'이라고 했으면 오해를 줄일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 피그말리온 2015/11/09 20:58 #

    솔직히 개인적으로는...3.1운동으로 임시정부가 세워진거까지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 임시정부와 현재 대한민국과 얼마나 접점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가는게 있긴 합니다. 물론 헌법에 박아놓은거라 그렇다면 그런거지만...
  • 바탕소리 2015/11/10 00:04 #

    국호와 국기와 정치 체제 등 꼽아 보자면 많죠. 현재의 대한민국은 임시 정부가 의도했던 바를 그대로 계승하였습니다. 물론 소련의 방해로 일부 지역에서는 그럴 수 없었지만요.
  • 소시민 제이 2015/11/09 21:36 #

    임시정부의 사람들도 인정한 48년도 건국시기를 왜 딴지걸고 넘어지고 지랄이랴?
    미친년 민주당이 친일로 까다가 역관광타니 별걸로 꼬투리를...
    전 임정은 정신의 확립, 대한정부가 국가의 실체화라 생각합니다.
    (지난 댓글에도 그리 말했고요)
  • 바탕소리 2015/11/10 00:05 #

    두 번 건국한 셈이죠.
  • Mediocris 2015/11/09 22:42 #

    헌법 전문의 <3•1運動으로 建立된 大韓民國 臨時政府의 法統>을 계승한다는 문구는 건국을 계승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1948년 8월 15일 건국 당시에 임시정부의 법률적 정통성을 계승했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헌법 전문의 <1948年 7月 12日에 制定되고>라는 문장에서도 확인됩니다. 헌법이 제정됨으로써 미완 상태의 건국이 비로소 완료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근대국가 성립 요건인 선거(직접, 비밀, 보통, 평등)나 대의기관의 승인 없는 명망가들의 비상 조직인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는 것은 약혼을 정식 결혼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약혼이 결혼으로 계승될 정통성은 인정할 수 있어도 결혼식(선거)과 혼인신고(헌법) 없이 정식 결혼이라고 인정할 수 없습니다.
  • 바탕소리 2015/11/10 00:06 #

    국가의 완성은 1948년 8월 15일에 끝난 게 사실이죠. 단 소련의 영향력 밖에 한정해서였지만 말입니다(이 부분은 우리 나라의 장기 과제로 남게 되고…….).
  • Mediocris 2015/11/10 01:06 #

    소련의 영향력을 대한민국에 적용한다면, 건국은 1945년 8월 15일에 끝났지만, 국가의 완성(통일 대한민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표현해야 옳지 않을까요?
  • 바탕소리 2015/11/10 10:01 #

    네, 그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 알토리아 2015/11/10 00:07 #

    김대중과 노무현이 정말 하늘과 땅 차이의 수준차를 가진 정치인이라는 것이 여기서 드러나죠.

    김대중은 1919년 건국과 1948년 건국, 그리고 자기가 만든 말인 "제2의 건국"을 모두 아울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지 않으면서 논쟁의 여지도 없앴습니다만 노무현은 1948년 건국이 남한만의 반쪽짜리 건국이라는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으니까요.
  • 바탕소리 2015/11/10 00:08 #

    1.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각이 제 생각과 일치하는군요. 아전인수라고 까이긴 했지만 역시 3김은 3김입니다.

    2. 대한민국에 대해 갖가지 비하를 일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감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려 든다면, 김 전 대통령 추종자(속칭 ‘슨상빠’)에게 자장면 그릇으로 얻어맞아도 할 말이 없죠.
  • 별일 없는 2015/11/10 01:24 #

    정치9단이 괜히 9단이겠습니까. 만약 슨상님이 이명박 전임자였다면 노운지처럼 저렇게 티나게 인수인계 개판치진 않았을거같음.
  • 바람불어 2015/11/10 15:48 #

    저도 생각을 정리해보면

    1.건국절같은 건 필요 없다. (윗분들 얘기에 동의하면서) 건국절은 아마 대한민국의 유일정통성을 강조하려는 무리한 주장일텐데 겹치는 광복의 의미가 훨씬 크기도해서 쓸데없는 시도.

    2. 보통 "건국"을 "개천"으로 오해하여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더라. "울나라 건국? 기원전 2333년인데 1948년이 뭐냐? 민족사를 부정하는거냐"는 오해도 있습니다. 이런건 "조선 건국, 고려 건국과 마찬가지 뜻이야"하면 대부분 넘어갑니다.

    3. 건국절 논란이 생기면서 그 반작용인지 대한민국 건국을 1919년 임정수립으로 끌어올리는 주장이 요즘 갑자기 늘었습니다. 임시정부가 왜 "임시"정부인지에 대한 생각은 물론이고, 임정이 과연 독립운동의 전부이자 총본산이었는지도 생각해보면 할수없는 주장인데요. 1919년 건국설은 상징과 실체를 구분못하는 비역사적인 주장이라고 봅니다.
  • 바탕소리 2015/11/10 17:12 #

    1. 그건 그렇기도 하죠.
    2. 그래도 1의 주장도 결국 2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3. 그 당시 대한민국은 점유한 영토도 없는 미완성의 국가였죠.
  • Demonic Liszt 2015/11/11 13:00 #

    “통일 정부가 아닌 (남한) 정부 수립에 불만이나 아쉬움이 있는 정서가 아닐까 싶다”

    정말 저 분은 참 ㅋㅋㅋ 북한 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김일성 일당과 어떻게 통일정부를 구성할 수 있으며 설사 기적처럼 그 일이 이뤄졌다고 한들 동유럽이 어떻게 통일전선을 통해 공산화됐는지 관심이나 있는지, 고인이기에 따져물을 수도 없고..
  • 바탕소리 2015/11/11 13:03 #

    참을 수 없는 그 분의 가벼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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